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Evangelism

나는 그리스도인이다. 세월호 3주기의 단상.

내가 한때 출석하던 이곳 한인교회는, 세월호 3주기에 야유회를 떠났다. 부활주일을 맞아 정말 오랜만에 교회에 출석한 나는 와이프와 함께 예배만 드리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. 
내 간곡한 요청으로 주보 광고에 올라간 세월호 3주기 위로 메시지는 광고 중 목사가 그것만 읽지 않았다.
예배 중 대표기도자에게서도 설교자에게서도 세월호 희생자가 오늘 부활을 맞는 그리스도인에게 신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들을 수 없었다. 설교자는 사회정의를 복음과 분리하여, 부활의 신앙과 그것이 대립적이고 상충하며, 한 쪽이 우월한 것으로 설교의 논리를 이끌어나갔다.
이대귀 간사의 노래구절처럼, ‘시대의 아픔을 모르고도 마음 편하게 기도하는 교회리더들’이 무섭다. 불과 3년 전에 300명이 넘는 억울한 이들의 죽음조차 외면하면서, 2,000년 전의 한 청년의 죽음을 기념한다고 모인 이들의 모습이 한없이 위선적이다.
이것이 일 년째 이 교회로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이유이다.
예수님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눈물 흘리는 길바닥 위에 계시다.

나는 청년 예수가 그립다.

나는 그리스도인이다.